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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이슈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속 노무상식 #동호회강제 #직장내괴롭힘 #사내불륜

by IMHR © 2022. 6. 9.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에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것 같아요.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보통 노동이라고 합니다.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직장에서 우리는 감정노동, 관계 노동 등 일 외에도 다양한 노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죠. 사람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인사담당자 역시 감정노동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2019년 한 취업포털에서 인사담당자 391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사담당자의 10명 중 4명이 '현재 감정 노동으로 인한 질병 또는 증상을 겪고 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어렵고 힘든 노동 상황에서 ‘해방’되길 원하지만 해방은 그냥 찾아오지 않습니다.

 

갑자기 '해방' 이야기냐고요? 필자는 요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무척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도 노무사 입장에서 보게 되더라고요. (이것도 직업병인가요?

😂)

그래서, 오늘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대사를 통해, 주인공 염미정이 회사에서 해방되기 위해 알았어야 할(인사담당자라면 필수적으로 알았어야 했던) 노무 상식을 알려드릴께요.

 

 

 

동호회…꼭 해야 하나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직원들의 교류를 지원하는 사내 동호회 제도를 운용하는 회사들이 있을 텐데요. 사내 동호회의 지원을 회사의 복지 수단으로 홍보하기도 합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행복지원센터는 사내 동호회를 주관하는 조직인데요.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계속적으로 개별 면담을 요청하고, 동호회 활동을 강요합니다. 그렇다면사내 동호회 활동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일까요? 만약 동호회 활동이 강제라면 나타날 수 있는 노무 이슈는 무엇일까요?

 

📍 사내 동호회 활동을 강제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

사내 동호회 활동이 회사 주도의 활동이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근로자들의 자율성을 제한하여 조직문화가 나빠질 수 있겠죠. 또한 동호회 활동이 공식적인 업무 수행의 연장으로 인정될 소지가 있습니다. 회사가 적극 지원한 사내 동호회 행사에 참여한 후 직원이 귀가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에서 해당 행사가 회사의 업무 수행의 연장으로서 사회 통념 상 그 전반적인 과정이 회사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해당 사고가 산재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97.8.29. 97누7271)

 

📍 동호회 운영 시 유의사항

복지 차원으로 운영하는 사내 동호회는 최대한 근로자들에게 자율성을 보장해주세요. 회사가 사내 동호회 활동을 강제하고 직접적으로 관리하였다면, 동호회에서 일어난 사고는 산재로 판단될 수 있으며 회사에게도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바지는 어디서 사? 아, 언제 샀냐고 물어봐야 하나?

바지 끝 단이 무거운 여자… 간만인데. 보기에도 답답하지 않아?

 

회사에서 상사의 업무 피드백은 필수적이죠. 상사의 피드백이 업무에 대한 건설적인 평가가 아닌 비난과 조롱이라면 직장 생활은 괴로워집니다. 업무 결과를 무시하고, 옷차림까지 조롱하는 상사. 이것은 업무 피드백일까요, 괴롭힘일까요.

 

📍 업무상 적정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근로기준법에서는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문제된 행위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것으로 인정되려면 ①그 행위가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②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가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업무상 지시, 업무에 대한 피드백 등에 불만을 느끼는 경우라도 그 행위가 사회 통념 상 업무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 어려워요. 폭행이나 협박 등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사실관계가 인정되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인정되지만, 그 외 폭언, 욕설, 험담 등의 언어적 행위는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지고, 정도가 과하여 피해자 명예를 훼손할 정도에 해당해야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인정될 수 있어요.

 

📍 직장 내 괴롭힘과 직장 내 성희롱은 무엇이 다를까?

상사의 옷차림 지적, 성희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셨나요? 옷차림은 근무에 현저한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사적 영역으로 간주되는데요. 외모나 복장에 대해 지적하거나 기준을 제시하는 방식이나 태도가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이었다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불쾌한 언행이 괴롭힘인지 성희롱인지 어떻게 구분하냐고요? 우선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에, 직장 내 성희롱은 남녀고용평등법에 규정되어 있는데요. 직장 내 성희롱은 성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언동을 수반하여야 하고, 문제된 성적 언동이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였다면 인정될 수 있어요. 따라서 성적 언동이 문제된 사안이라면 남녀고용평등법이 우선 적용됩니다. 성희롱인지, 괴롭힘인지 모호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사건 해결 절차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 고용노동부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은 모두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시 성희롱 관련 판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정규직 전환 심사 앞두고 이런 일이 있어서 정말 난감하네요.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사내 불륜 중이라는 소문이 난 계약직 염미정씨. 심지어 진짜 불륜 상대인 여직원을 폭행하기까지 했네요. 인사담당자는 정규직 전환 심사를 앞두고 이런 일을 겪게 된 미정씨가 안타깝습니다. 안타까운 마음과 별개로 인사담당자는 징계 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 불륜은 징계의 대상일까?

원칙적으로 직원들의 사생활 문제는 징계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생활이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기업의 명예를 실추한 경우는 정당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죠. 직접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더라도 비교적 소수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특성 상 특정 직원 사이의 불륜은 회사의 분위기를 매우 저하 할 우려가 있으므로 충분히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있습니다.(서울행법 2013.05.15 선고, 2012구합20083)

 

📍 사내 소문, 정규직 전환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될까?

원칙적으로 계약직 근로자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사용자와 근로관계는 자동으로 종료됩니다. 그러나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규정이 있거나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있는 경우라면 합리적 이유없이 정규직 전환을 거절할 수 없어요. 계약직 직원에게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된다면 회사는 정규직 승급 대상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평가를 진행하여 정규직 전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이러한 절차 없이 소문의 당사자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였다면 합리적 이유가 없으므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 징계 면담 시 유의사항

인사담당자는 징계 대상자를 조사하거나 면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요. 직원이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징계 면담은 어렵습니다. 징계 면담 시 인사담당자가 유의해야 할 세 가지 알려드릴께요!

 

첫째, 면담 스크립트를 준비해주세요.

실제 면담을 진행하다 보면 의도와 달리 불필요한 말을 전해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면담을 통해 알아야 하는 내용을 스크립트로 작성하고 관련 내용만 면담하고 조사를 끝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녹음이 필요한 경우, 상대방에게 미리 알려주시고 녹음을 진행해주세요.

대화 참여자 중에 녹음한 사람이 있다면 불법은 아니므로, 미리 상대방에게 녹음 행위에 대한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녹음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 불필요한 다툼을 줄일 수 있겠죠. 회사는 녹취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직원이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회사의 기밀이 유출될 위험이 있으므로 녹취 금지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개인적인 감정, 판단을 자제해주세요.

면담은 사건에 대한 판단이나 결정이 아니며 사실관계, 회사의 조치의 필요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주셔야 합니다. 인사담당자가 징계 면담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오해가 초래될 수도 있고, 징계 절차 과정에서 또다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요.

 

해방의 사전적 정의를 알고 계시나요?

 

해방은 구속이나 억압, 부담 따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불편한 노동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군가를 추앙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일터에서 구속과 억압, 부담을 느끼고 있으시다면 기본적인 노무 상식 먼저 돌아보시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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