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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아이디어

직무 디자인은 필요한 것인가?

by IMHR MIN 2021. 9. 17.

최근의 직무 디자인 추세

 

일의 환경이 달라지면서 일 또는 직무를 다시 정의하고 정립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Work design 또는 Job design은 오래전부터 연구되고 많은 조직에서 실행되어 왔습니다.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있고, 직무가 수시로 바뀌고 조정되는 애자일한 스타트업 환경이나 작은 규모의 조직에서는 과연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최근의 직무 디자인은 개인의 자율성이 높은 리모트나 긱워커가 확산되는 환경에서 개인 자신의 일을 스스로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까지 그 적용이 넓어지는 듯합니다. 따라서, 직무 디자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부분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개인과 조직의 보다 효과적인 ‘일’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무 디자인이란

 

직무 디자인이란 개인이 수행하는 특정한 일이 어떻게 구조화되고 경험되며 실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결과와 프로세스를 정하는 것입니다.
즉, 특정 개인이 수행해야 하는 구체적인 업무, 수행 방식, 다른 업무와의 관계 및 흐름, 일의 수행에 있어서의 책임과 권한 등을 정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일에 대해 잘 정리해 두는 것은 일의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생산성을 개선하고, 역할을 명확히 하여 소모적인 요소를 줄이고, 유기적인 구조를 만들어 흐름을 자연스럽게 하며, 정해진 책임과 권한에 따라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의 극대화를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일하는 행동과 태도를 유도하며, 동기부여와 몰입을 통해 자발적 노력을 촉진하고, 직무 만족도를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게 도와주는 기초가 됩니다.

 

 

 

 

직무 디자인은 필요한가?

 

대다수의 조직에서 직무 디자인은 잘 고민되지 않습니다. 직무가 잘 분석되어 설계되지 않아도 잘 성장하는 조직도 있고, 직무 분석부터 대규모 작업을 통해 세밀한 직무 디자인을 해도 뭐 하나 달라지지 않는 조직도 많습니다.

 

그러면 직무 디자인은 필요 없는 건가요?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굳이 직무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가져오지 않아도 뛰어난 리더십이나 멤버들의 능력이 출중하여 결과적으로 좋은 직무 디자인이 형성되어 있는 조직도 있고, 조직 문화가 좋고 커뮤니케이션이 뛰어난 조직에서는 비효율과 부작용들이 마치 자가치유되듯이 그 흐름으로 개선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절로 잘되지 않는다면, 조직 디자인의 관점에서 우리 회사의 일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 설정된 일들은 개인의 성과, 팀의 성과, 회사의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개인의 심리적 상태와 커리어에 영향을 줍니다. 조직 관점에서는 개개인의 일들이 조직의 실행 환경과 특징을 만듭니다. 그것이 조직의 문화가 되고 경쟁력이 됩니다. 따라서, 거창하게 분석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접근이 아니라, 직무 디자인의 관점에서 우리 조직의 문제점을 바라보고 개선 방향을 도출하여 꼭 필요한 부분만이라도 실행하는 것. 이것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직무가 생기는 등 일의 환경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맥락에서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일들이 적절하게 설정되어 잘 흘러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직무 디자인이 잘 되어 있는지 파악해보기

 

직무 디자인은 회사에 필요하고 추구하는 방향에 맞게 일이 돌아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므로, 우리 회사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속도가 중요한 환경에서 퀄리티 중심으로 일이 흘러가고 있다면 좋다고 할 수가 없겠죠. 따라서, 우리 회사에서 필요한 일의 가치와 흐름을 중심으로 판단해보아야 합니다.

 

다음의 항목들은 직무 디자인을 판단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고려 사항으로 우리 조직에 맞는 포인트를 검토해보면 좋습니다.

 

  • 사업 목적: 회사의 ‘일’은 조직이 추구하고 달성해야 하는 목적과 부합하고 있어야 함. 비즈니스와 무관하게 수행되고 있는 일이 있는지를 검토
  • 생산성: 직무는 사업에 필요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위해 수행되고 있어야 함
  • 퀄리티: 수행되고 있는 직무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함. 현재의 오류와 결함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검토
  • 속도: 일은 필요한 적절한 시점에 완료될 수 있어야 함. 항상 높은 긴급도를 갖거나 너무 느린 진행 속도, 기준 없는 반응 속도 등은 문제가 됨
  • 직원 경험: 개인이 일에서 동기부여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지
  • 건강과 안전: 직무를 수행하는 개인, 동료, 고객, 협력 파트너 등 관련된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지
  • 유연성: 사회, 경제적 외부 환경의 변화나 내부 사업전략이나 리더의 변화 등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지

Job Characteristics Theory

 

Hackman and Oldham은 직무의 특정 요소들을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의 효용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게 된다는 전제하에 직무를 구성하고 작용하게 하는 요소들을 분석하였습니다. 이 이론은 직무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한 심플한 구성으로, 직무를 보다 더 잘 설계하고 효과를 거두기 위해 어떤 직무의 특성이 중요한 것인지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Skill Variety: 직무 수행 활동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Task Identity: 일이 완결되는 단위로서의 정체성

 

 Task Significance: 자신의 업무가 중요하거나 의미 있다고 느끼는지

 

 Autonomy: 일의 수행에 있어 절차나 방식 등을 정할 수 있는지

 

 Feedback on performance: 일의 산출물에 대해 건설적인 방향의 피드백

 

 

 

출처 :  http://fapedia.blogspot.com

 

 

좋은 직무 디자인을 위한 노력

 

직무 디자인을 통해 일의 성과와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1) Job rotation 일의 다양한 종류를 경험하게 하는 방법,
2) Job enlargement 직무의 범위를 확대하여 보다 다양한 기술, 책임과 권한, 직무 수행에 대한 자율성 등을 넓히는 방법,
3) Job enrichment 더 높은 수준의 직무를 경험하면서 기술과 지식의 향상, 업무 몰입과 만족도 증대, 개인과 조직의 성장 등을 도모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4) Self-managing team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팀 단위에서 유연하게 결정하며 진행하는 방식,
5) Job crafting 스스로가 자신의 선호에 맞게 직무를 디자인하여 자기 직무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갖도록 하는 방법 등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직무 디자인은 어디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실전 방법입니다.
조직 전체의 직무를 시스템적으로 구조화할 수도 있고, 팀의 직무들을 대상으로 또는 개인 업무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직무분석을 통해 상세한 직무 요소들을 파악하고 세분화된 설계를 할 수도 있지만,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핀셋 조정을 하는 것도 매우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직무 디자인을 손쉽게 적용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1. 직무 조정이 필요한 부분 찾아내기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직무 중 현재 사업목적, 생산성, 퀄리티, 속도, 안전과 건강, 생산성, 유연성 등 직무가 잘 디자인되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해 봅니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시간이 많이 소모되지만 직접적인 성과 기여가 많이 낮거나, 너무 짧은 주기로 긴급도가 높은 일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거나, 아무런 기준 없이 개인의 판단에만 의존하여 안정성이 없다든지 등의 터치가 필요한 업무들을 정리하고 그 원인을 파악해봅니다.

 

 

2. 직무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직무를 조정하는 방법은 우선 수평과 수직적 개념으로 접근해볼 수 있습니다. 개인의 차원에서 수평적으로 나열된 직무의 양이나 개수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 그리고 수직적으로 더 높은 책임과 권한이 필요한 일 또는 더 낮은 수준의 일을 붙이거나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직무들을 조직의 차원에서 다시 수평적, 수직적으로 재정리할 수 있습니다.

 

 

3. 직무를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직무는 그 맥락과 흐름이 중요합니다. 조직에서의 직무는 개인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따라서, 해당 직무의 발생부터 마무리까지의 흐름을 살펴보고 매끄럽지 못한 부분을 찾아내 그것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환경과 직무의 역동을 잘 흐르게 해 주는 것은 피드백 채널입니다.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일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 일만 맡으면 얼마 못 가 퇴사하는 자리가 있나요? 왜 그 일을 저 사람이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가는 경우가 있나요? 모두가 기피하고 싫어하는 일이 있다면 누가 얼마나 하고 있나요? 내 일 중에 성과에 도움은 되지 않으면서 시간만 잡아먹는 일이 있나요? 너무 결이 다른 여러 일들을 한 사람이 담당하고 있지는 않나요?

 

이런 의문이 든다면, 직무 디자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직무에 대한 불편함에는 다 이유가 있고 히스토리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상처만 확인하고 덮어둡니다. 그래서 직무 디자인은 불편함을 찾아내고 상처를 치료하는 행위와 닮아 있습니다. 개인과 조직이 잘못된 직무 설정으로 아프지 않도록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ferences]

  • Hackman, J. R., & Oldham, G. R. (1975). Development of the job diagnostic survey.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60(2), 159.
  • Parker SK. & Wall T. (1998). Job and Work Design: Organizing Work to Promote Well- Being and Effectiveness. London: 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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