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의 생활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합니다. 세계 경제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마이너스의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산업 분야와 생활 패턴 등 사회문화적으로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그려야 한다고 합니다. 일하는 환경과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합니다. 어떻게요? 우리 회사 상황과 현실에 적합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나름대로의 방법과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경영자도 근로자도 모두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HR의 고민은 깊어져 갑니다. 우선 재택근무와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OKR이나 애자일 기법과 같은 트렌드를 고민해 봅니다만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과거와 현재에 기반하여 위험을 예측해보고 Risk Taking, Contingency Plan을 구상하여 시나리오를 짜는 것도 소용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래, 모두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을 당연히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지만 손 놓고 닥칠 상황에 그때마다 대응할 수는 없겠죠. 불안하고 깜깜한 상황에서도 HR은 현재의 조직을 잘 관리해야 하고, 미래의 조직을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기를 겪어야 하는 상황에서 HR은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긍정적인 직원 경험을 강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도 조직의 구성원들은 각자의 직무와 회사 환경에 대한 경험을 축적합니다. 불안정한 상황에서의 경험은 개인에게 보다 민감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를 달리 생각해보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회사와 HR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개인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의 강도가 높아지며, 이것이 곧 직원 경험 기반의 HR(Experience-based HR)이 필요한 상황인 것입니다.
1.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은 HR의 여러 장면에서 늘 강조되듯이 직원 경험에 있어서도 역시 기본적인 전제가 됩니다. 회사의 메시지 자체가 직원에게 도달하지 않는 환경이라면 그 어떤 것을 추진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죠. 위기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투명함’(Transparency) 입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직원들은 작은 정보에도 민감해집니다. 따라서 회사가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의 공유를 주도하면 안정감과 신뢰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안정감을 찾는다는 의미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보다 명확하고 냉철하게 판단하며 실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제도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을 보다 개인에게 맞추고, 직원에게 정답을 주면서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이 아니라 함께 공감하고 고민하는 환경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 Sharing is Caring
회사가 나눌 수 있는 것을 공유하는 것. 그것이 바로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아닐까요. 가장 기본적으로 공유해야 하는 것은 바로 ‘정보’입니다. 혼란스럽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이 가장 궁금해하거나 우려하는 부분이 무엇일까요? 회사는 어떤 생각이나 계획을 갖고 있고,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많을 겁니다. 따라서 간단한 정보라도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세요.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유 정보를 업데이트하다 보면 조직 분위기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주요 리더들이 회의실에서 쑥덕쑥덕 하고 나서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다가 갑자기 이메일 등으로 사내 공지가 나오는 경우가 최악의 경우입니다. 그 어떤 사람도 배려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위기가 지속되면 구성원들은 탈출 만을 시도합니다. 진정성 있는 공유가 배려입니다.
3. 유머
힘들고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면 직원들의 전반적인 심리상태가 좋을 수가 없죠. 매일 접하는 뉴스만으로도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갑니다. 짜증나고 불안한 상태에서 업무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과 협업하기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죠. 많은 연구에서 직원의 긍정적 심리상태가 직무 몰입과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따라서 작은 유머라도 공유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루하루 간단한 유머나 재미있는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작은 웃음으로 직원들이 회사에서 잠깐이나마 긍정적 심리 상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세요. 그날의 작은 유머가 직원들의 대화 소재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혹시 내일의 유머를 기다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4. 목표에 대한 메시지
사람들은 어려움이 닥쳐오면 위기를 극복하고 돌파하려는 의지를 갖기 마련입니다. 회사나 HR의 역할은 구성원들의 의지가 표현되고 행동으로 나타나도록 촉진하는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조직 구성원들이 같이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고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러한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입장에서 ‘내가 어디를 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지난해 세워 두었던 조직과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자고 고집하는 것은 안 되겠죠. 이런 상황에서 회사와 HR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조직의 목표를 단순화시키거나 하향 조정하여 직원 개인이 좌절하거나 모호한 상태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달릴 수 있도록 명확한 리딩을 해주는 것입니다.
5. HR Tips
이러한 환경에서 긍정적인 직원 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몇 가지 실무 팁을 공유합니다.
전사 메시지 공유를 위한 별도 채널 마련 : 협업 툴이나 메신저 등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모든 직원이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합니다.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한 사람도 배제되지 않고, 회사나 경영진의 메시지가 즉각적으로 동시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콘텐츠 : ‘재택근무는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목표를 어떻게 수정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인지’ 등 일에 관련된 고민이나, ‘이런 환경에서의 경제 전망과 재테크 요령은?’, ‘사교육 없이 아이들 키우는 방법’ 등 생활에 필요한 고민들이 많을 것입니다. 회사에서 전문가를 초빙한다든지, 관련된 동영상 강의를 구매하여 공유한다든지, 관련 자료나 서적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복리후생 변화 : 미래가 불확실하거나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임금과 같은 보상은 변화시키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복리후생은 변화의 여지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관성적으로 진행되는 복리후생이 있지는 않나요? 직원들의 니즈가 확연히 달라지지는 않았나요? 비용과 효과를 고려하여 현재 상황에 맞도록 전략적인 복리후생 변화를 모색해보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인사제도의 변화 : 조직, 직원, 외부 환경의 니즈에 따라 인사제도에 변화를 주는 것은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동기부여나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제도를 어떻게 얼마만큼 변화시켜야 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상황에 맞는 Best Fit을 찾아 제도의 변경이 불안함과 모호함을 증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시방편으로 진행하는 재택근무가 아니라 회사의 유연근무제도를 정립하여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마련하거나, 연차휴가 또는 휴직 등의 제도가 현재 상황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변경하거나, 특수한 상황에 맞게 성과평가나 인센티브 지급 기준과 절차 등의 변화를 모색하는 방법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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