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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HR Thinking

HR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by IMHR MIN 2023. 5. 19.

 

단언컨대, HR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비록 그 세상이 작을지라도.

 

 


[스토리 #1]

 

무슨 일만 생기면 회의를 하는 조직이 있다. 업무도 팀원 대부분이 개인의 고유업무 외에 크고 작은 TF팀이나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이젠 별도 팀에 속하지 않으면 능력 없는 사람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정도이다. 직원들은 이러한 회사 문화와 시스템에 불만이 높다. 심지어 회의 때문에 퇴사를 고민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출근하자마자 각종 회의들이 기다리고 있고, 업무 집중도는 저하되고 효율도 떨어진다. 높은 스트레스와 망가진 워라밸은 가정불화로 이어지기도 하고.. 퇴사 밖에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회사에서 큰 변화를 실행하였다. 많던 회의실을 거의 대부분 없애 버리면서, 회의를 최소화 하고, 필요하면 자리에서 스탠딩으로 하는 등 회의 문화 개선 가이드를 공표하고 시행하였다. 처음엔 반신반의하였지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회의가 획기적으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업무효율도 높아지고 퇴근시간도 빨라졌다. 가장 신기한 변화는 ‘일 잘하는 사람’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것. 예전에는 업무를 회의를 통해 잘 조직하고 분배해서 보고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았다면, 지금은 실무를 처리하는 능력이 기본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라, 예전에 소위 일은 안하고 떠들기만 좋아했던 사람들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놀라운 변화다.

 

 


[스토리 #2]

 

회사는 직장맘을 위해 근무시간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끝나는 시간에 퇴근할 수 없어 방과 후 수업이나 학원 등으로 매일매일 아이를 보내는 고충을 줄이고자 10세 이하의 자녀를 둔 직원의 경우 일부 유연근무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회사에 신청을 하면 최대 주 3회까지 오후 3시에 퇴근할 수 있다.

 

6세 자녀를 둔 박과장은 제도 시행 전까지는 오후 시간이 항상 불안하였다. 늦게까지 유치원에 남아있고, 유치원 앞으로 픽업이 오는 학원에 잘 갔는지도 체크해야 했고, 아침부터 저녁시간까지 밖에서 있다가 집에 와서 지쳐있는 아이를 보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이 들었다. 유연근무가 시행되고 나서 변화가 생겼다. 우선 아이와 저녁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아이와 더 친해지고, 무엇보다 아이와의 대화가 많아지고 밝아졌다. 회사에서는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으며, 은근 고마운 마음도 든다. 학원을 줄이면서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화이다.

 

직장맘을 위한 유연근무제도가 회사 정책의 작은 변화이지만, 내 아이에게 또한 우리 가정에게는 나름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HR은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떤 정책이든 실무 결정이든지 개개인의 정신적, 물리적 상황과 연결되기 마련입니다. 또한 그 개개인과의 접점을 통해 그 가족 및 주변 세상과 연결됩니다. , HR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된 사람들의 삶과 상호작용하면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보다 미시적으로 HR의 영향을 살펴보자면, 채용은 선발된 개인의 인생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삶, 같이 일하게 될 동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직원의 임금과 복리후생은 개인과 가족의 삶의 질은 물론이고, 그 소비와 저축으로 인한 사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근로시간과 조직문화는 개인에게 육체적으로 또한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사회 환경 및 미래와 상호작용합니다. 회사에서 불리는 호칭은 사회적 이름표가 되고, 인사이동은 인생을 바꾸기도 하며, 부당한 처우나 해고는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 전체의 이슈가 되기도 합니다.

 

조직에서의 모든 부문이 개개인의 삶과 사회와 연결되고 중요하겠지만, HR은 보다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며, HR 자체가 사람에 대한 일이기도 한 것이죠. 따라서 HR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좁게는 한 사람의 인생, 넓게는 그 가족과 주변 및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HR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일하는 곳이면 규모나 종류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있어야만 하는 업무입니다. 그래서 더 중요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HR은 어떠한 단순 논리로 운영될 수 없습니다. HR 업무가 미치게 될 영향의 범위, 종류, 정도를 예상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또한 그 과정과 결과에서 비롯되는 상호작용에 열려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개인들의 삶과 세상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HR은 세상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럴만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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