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멀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가장 큰 영향을 준 팬데믹이 우리 직장과 일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변화의 과정 속에서 곧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새로운 노멀을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 여러 HR 기능과 제도들의 변화를 모색하고 시도한 회사도 많습니다.
2022년 HR은 어떤 방향에서 고민되고 실행될까요? 실무적인 관점에서 다음의 몇 가지 이슈들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다가온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고 HR의 영역에서 이것을 어떻게 새롭게 정립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세 가지 변화의 방향
1. 하이브리드 워크
지난 2년여간 HR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일하는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재택근무 또는 리모트 워크가 이젠 자리 잡았고 일부 회사에서는 기본 근무형태가 되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시작했던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나름대로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운영되어 왔다면, 이젠 그동안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운영 방법을 고민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다시 오피스로 돌아가느냐, 리모트 워크를 확대하느냐의 고민과 동시에 어떻게 전략적으로 고도화 시키는지가 주요 과제입니다. 다시 오피스로 돌아가자니 인력 이탈과 모집의 어려움, 관리 비용 증가 등이 고민이고, 리모트 워크를 확대하자니 업무 관리의 어려움, 커뮤니케이션의 답답함과 협업 효율 저하 등의 문제가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하이브리드 워크’라는 용어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회사의 기준을 정하기도 하고, 보다 세밀한 접근을 통해 유연한 근무 제도와 일의 효율성 및 생산성 모두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환경은 그 부문, 규모, 구조 등에 따라 요구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방식의 접근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요일 별로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혼합하여 협업과 회의 및 개인 업무 효율의 균형을 추구하고, 직군 또는 팀 특성에 따라 다르게 설정하기도 합니다. 지역적 특성을 살려 구분하기도 하고, 포지션에 따라 사무실 출근 비율을 다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하이브리드 워크란 '근무 장소와 방식을 얼마나 유연하게 설정하는가'의 문제이며, 실제 직원들이 경험하는 입장에서는 ‘선택’의 문제 또한 중요합니다. 즉, 사무실과 리모트를 어떻게 조합하는가와 그 설정을 누구에게 적용시키는가 하는 문제가 핵심이며 그 방식과 적용을 회사, 팀 또는 관리자, 팀원 중 누가 선택하는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일부 회사에서는 ‘선택’에 초점을 맞추고 사무실의 개념을 변경하여 작업 활동의 거점 장소로 세팅하기도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한편, 직원 개인의 완전 자율 선택으로 하이브리드를 시행했더니 100% 리모트가 되었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미 리모트에 적응한 직원들이 굳이 만나려 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는 것입니다.
2. 적응 가능한 조직 만들기
최근 사업의 방향, 구조 등이 달라진 조직이 많습니다. 그동안 변화에 시시각각 대응해 오면서 지속되어 온 불안감과 피로감을 이젠 해소하고 안정감 있는 조직을 리디자인 하려는 시도와 고민이 화두입니다. 뉴노멀은 시작되었습니다. 고객과 시장 상황이 변했고, 일하는 방식과 구성원의 가치관도 달라졌습니다. 일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바뀌었고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 변화의 속도는 빨라졌고 불확실성은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이제 어떤 환경과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이 가장 안정적인 조직입니다.
단순하게 코로나 상황에 대한 대응을 예로 들면,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그 영향과 범위를 판단하여 필요한 조치를 내리고 업무 대응을 위한 협업 체계를 수정하는 것부터, 비대면 서비스 수요의 확대로 인한 시장 변화에 따라 전략이 수정되고, 이를 위한 임시 조직과 새로운 미래 준비를 위한 조직 개편이 수시로 요구되는 등 조직 변화가 이젠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예전과 같이 1월 1일 자로 대규모 조직 개편이 이루어지는 시대는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제라도 변화에 맞추어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환경에서도 적응 가능한 조직을 위해서는 조직의 리디자인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조직과 가고자 하는 모습의 갭에 따라 그 정도는 다르겠지만 가장 유효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적응력이 높은 조직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를 꼽으라면 1) 빠른 대응이 가능한 조직, 2) 전략과 합치되는 조직 운영, 3) 협업이 자유로운 오픈 조직을 들 수 있겠습니다.
빠른 조직을 위해서는 권한 위임과 수평적인 조직의 구조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관점에서는 실시간으로 조직에 필요한 이슈를 도출하고 이를 의사결정하여 그것이 조직에 반영되는 조직 디자인의 실질적인 운영 속도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조직 디자인이 전략과 부합한다는 것은 회사가 설정한 목표에 맞게 조직의 자원이 재구성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적응 가능한 조직은 변화하는 조직 전략에 맞추어 인적 자원의 구성이 유연하고 효율적인 재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에서는 내외부의 누구와도 쉽게 협업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다양한 형태의 조합 구성이 가능하도록 제반 인사 기능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3. 유연한 성과 관리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관리하는 것 또한 위에서 언급한 환경적 변화의 맥락에서 고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수년간 OKR이라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시도해서 긍정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고, 맞지 않아서 아예 철회한 곳도 있고, 다른 대안이 없어서 계속 운영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은 조직에 맞게 변형을 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OKR을 둘러싼 논란은 많지만,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 하나의 접근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우리 조직에 맞는 요소를 차용해서 운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KPI 방식도 마찬가지이고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든지 향후 성과관리의 고민 포인트 역시 유연성과 속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 같습니다. 유연성의 관점에서 성과관리는 변화하는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역할이 멀어지거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진행하고 평가를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보다 짧은 주기로, 또한 개별 진행 단계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속도가 요구되는 환경에서 목표와 성과를 관리하는 액션은 매우 심플하고 빠르게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유연하고 속도감 있는 제도 운영의 부족한 점을 밀도 높은 커뮤니케이션으로 완성시켜야 합니다. 성과관리를 선순환 시키는 유일하고 강력한 방법은 피드백과 같은 성과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러한 성과관리를 갖추기 위해 실질적으로 성과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성과관리 체계는 유연성과 속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으며, 짧은 운영 주기와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의 강도 높은 커뮤니케이션을 제도적으로 정립해야 합니다. 동료 평가나 무리한 피드백 의무 등에 대해서도 과연 필요한 것인지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으며,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하는 성과 체계로 개편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엇이 뉴노멀인지, 어떤 새로운 변화가 도래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예측과 정보들이 있습니다만,
지금 서 있는 이곳을 관통하는 주제는 ‘불확실성’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HR은 ‘어떻게 불확실성을 빠르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이에 대응할 것인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듯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HR은 이전까지와는 다른 시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테일하게 다양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도전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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